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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사히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서 숙소까지 무사히 체크인하고.. 가 아니구나! 사실 숙소에서 문제가 좀 있었다. 호텔스컴바인 통해서 예약할 때, 고층으로 달라고 했는데 키를 받아보니 4층이 아니던가. 영어도 잘 안되고 손짓발짓 써서 겨우겨우 6층으로 바꾸긴 했는데, 높은 층은 아니었지만 뷰도 나쁘지 않았고 호텔도 깔끔해서 안심했다. 부모님과 함께 가는 여행은 이것저것 신경써야 할 것이 많다. 부모님도 나 어릴 때 데리고 다니면 신경쓸 것이 많았겠지? 그래. 그렇지. 

 둘째날 아침은 9시에 일어나서 씻고 10시에 쿠로몬 시장으로 바로 출발하려고 했으나.. 가는 길에 도시락집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샛길로 빠지고 말았다. 



 한국에 이런 도시락집이 있다면 맨날 갈꺼야! 우리나라는 왜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의미없는 생각일뿐.. 장사가 될 것 같으면 이미 누군가 했겠지 싶었다. 우리나라에는 적합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인가? 많은 반찬들에 100g당 가격이 붙어있었다. 먹고 싶은 걸 조금조금씩 사서 포장했더니 8천원이 안되게 나왔다. 숙소가 있었던 우에혼마치역은 쇼핑몰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유동인구가 많았다. 역 어디쯤에 있었던 인상깊었던 도시락 가게를 구경 후 쇼핑몰 지하에 있는 마트로 향했다. 한국에서도 여행을 가면 지역마트를 들르곤 하는데 난 그게 쏠쏠히 재미지다. 



 내가 사는 곳에는 없는 식료품이나 현지 물가를 알기에 마트만한 곳이 없다. 하지만 마트에서 산건 맥주 뿐 ㅋㅋ 낮술도 아닌 아침술을 하기 위해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잔뜩사지 않으려고 많이 자제 하여 산 것이 저만큼, 맥주한잔에 가볍게 식사를 하고 쿠로몬 시장으로 출발했다. 일본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일본에 가면 1일 5끼는 기본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자제한 것이 여튼 저만큼이다. 

 쿠로몬 시장으로 가는 길에 도톤보리 강에서 사진도 찍고, 친구들에게 줄 휴족시간도 샀다. 휴족시간을 5박스 구입했는데, 직원이 5개 구입한 것으로 잘못계산하여 휴족시간을 거의 공짜로 샀다. 나중에 들었는데, 일본은 그럴 경우 직원이 물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일본에서 계산을 잘못하면 꼭 돌려줍시다. 



 공짜로 휴족시간도 받았으니 남은 돈으로 그려본 캐리커쳐. 흑백으로 그리는 것이 2500엔이었다. 정말 잘그리는 청년. 귀엽기까지해서 아주 집중이 잘됐다. 자꾸 자기 보고 있으라고 하는데, 저절로 눈이 가지는걸?  

 쿠로몬 시장은 정말 구경할게 많았다. 식료품부터 공산품까지 없는 게 없는 곳이고 -심지어 젓가락만 파는 매장도 있다- 상인들도 친절했다. 다만, 어디든 화장실이 있는 일본에서도 시장은 화장실이 많이 없어서 기다리는 데 오래걸렸다. 결국 카페로 들어가 차도 한잔 마시고 화장실도 이용했다. 


 

 해산물이 싸고 맛있다고 해서 사먹은 킹크랩과 사시미. 두 개해서 1500엔정도 줬나? 정말 싸게 구입했다. 해산물을 구입하면 안쪽에 포장마차 처럼 앉아서 먹고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 다 먹고 나면 깨끗하게 정리해서 치우고 나가면 된다. 엄마와 사시미를 먹으면서 다음에 일본 오면 꼭 초장을 가지고 오자! 라고 결심했다. 와사비도 맛있지만 초장에 먹으면 을마나 맛있게요~ 일본여행 계획하시는 분들, 초장 스탠바이. 



 귀여워서 왠지 찍고 싶었던 생선들. 



 쿠로몬 시장에서 1시간 30분정도를 보내고 바로 다음으로 이동! 처음 계획은 기모노를 입어볼 수 있는 오사카주택박물관과 나니와노유 온천이 텐진바시스치로쿠초메역에서 도보 이동이 가능해서 두 곳모두 드리려고 했는데, 오사카주택박물관에서 기모노를 예약하는 제일 마지막 시간이 오후 4시쯤(문 닫는 시간은 5시)이라서 다음날로 쿨하게 미루고 나니와노유 온천으로 가서 푹 쉬었다. 

 


오사카에서 관광객들은 대부분 오사카주유패스라는 걸 구입하는데, 그걸 구입하면 대부분의 관광명소가 무료, 전철과 버스가 무제한 승차된다.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사서 발급받았는데 2일권이 22000원이었다. 온천도 무료입장이 가능했지만, 캐비넷은 1인당 100엔이 필요함으로 동전이 있어야 한다. 



 그냥 건물같아 보이지만 안에는 굉장히 잘 해놓아서 노천탕도 즐길 수 있다. 쌀쌀해지려고 하는 가을에서 겨울즈음에 노천탕을 하니 온 몸이 녹아내리고 피곤이 다 풀렸던 기억이 난다. 

 온천후에는 우메다공중정원으로! 주말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줄이 길어서 30분정도 기다려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정말 장관..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헵파이브 같은 건 무서워서 탈 수 없지만(ㅋㅋ) 우메다공중정원에서 보는 오사카야경이 정말 이뻤다. 개인적으로 대학원 때문에 동작대교를 건너다니면서 서울도 참 야경이 멋있는 도시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정작 남산에서 서울야경을 본적이 없어서 서울로 돌아가면 높은 곳에서 야경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가 이곳을 유독 좋아한 것 같다. 지금은 여러가지 사정상 여행을 갈 수 없는 엄마가 안됐기도 하고 이곳이라도 다녀와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참고로 우메노공중정원은 우메나역에서 15분정도 걸어야 한다. 지하보도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왜 도착을 안하지..? 할 때쯤 도착한다. 이때부터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ㅋㅋㅋ)



 공중정원에서 다시 난바역으로! 난바역에 도착해서 리버크루즈를 예약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7시쯤, 리버크루즈 마지막 출항시간은 9시 10분, 정말 기적적으로 마지막 표를 구했다. 원래는 오전 10시부터인가? 예약을 현장에서 받는데 관광객들은 미리들러 예약을 한다고 한다.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아주 여유있게 갔는데, 다행히 표가 단 몇장 남아있었고 정말 다행이다 하면서 표를 예매했다. 2시간 남짓 시간이 남아서 간단하게 간식으로 오코노미야키. 여기도 현지인이 훨씬 많은 식당이었다. 근처에 한국인이 맛집으로 자주 간다는 라멘집이 있어서 갔는데 줄이 너무 길고 한국사람도 많아서 무작정 돌아다니다가 아무곳이나 들어갔다. 역시 맛은 기대이상이었고 직원들도 아주 친절했다. 한국어 메뉴가 없어서 추천해달라고 해서 2인세트를 시켰더니 오코노미야키를 하트로 만들어버렸다. 하.. 다음엔 남자친구랑 와야하나. 



드디어 리버크루즈 출항! 근데 이날, 마침, 할로윈 데이였다. 아무 생각없이 우리 일정에 맞춰 여행계획을 짠건데 할로윈 데이라니. 이태원도 안 가본 우리 엄마는 외국여행이니 신나서 할로윈 데이가 이런건지도 모르고 즐거워 했지만 야사시꾸리한 변장들 덕분에 민망함은 나의 몫이었다. 



 귀여운 스파이더맨들.



 오사카에서는 할로윈데이에 배를 빌려서 도톤보리 강에서 노는 것이 문화라고 한다. 온 사방에 커스텀을 한 배들이 둥둥 떠있었다. 덕분에 우리도 텐션이 올라서 춤추고 신나게 놀긴 했지만, 그만큼 정신없었다. 그래도 외국에서 즐기는 할로윈이 호주이후로 처음이여서 재미있게 보냈다. 



 리버크루즈는 20분정도 도톤보리 강을 도는데, 어짜피 오사카주유패스가 있으면 무료기도 하고 꼭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해설자가 오사카에 대해서, 도톤보리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데, 그것도 재밌었다. (근데 왜 재밌게 기억나지? 영어로 설명해줬나?)

 리버크루즈에서 나와서 꼭 가보고 싶었던 야키니쿠에 갔는데, 내가 스압을 싫어하니 야키니쿠는 따로 포스팅해야지. 3회차에 걸쳐서 쓰려고 했는데 야키니쿠가 추가판으로 들어가니 4회차에 걸치게 되겠군. 

 오사카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꼭 주유패스와 문닫는 시간을 체크해보시길 바라.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다 늦게까지 영업하니까 쫄래쫄래 갔다가는 다 닫혀있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