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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어도 못하면서 왜 호시노겐을 사랑하게 됐는가. 왜 인가. 이런 생각을 하루에도 10번정도 하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그런생각이 든다. 왜냐고? 이제 Friend ship 가사를 번역해야 하거든. Friend ship 가사는 정말 은유의 끝판왕, 호시노겐 가사스타일의 집대성이다. 직역하면 아무 의미없는 단어들이라서 이걸 끼워맞춰야 하는데, 난 일본어를 잘 못하잖아. 다양한 언어로 바꿔서 재번역하면 맥락을 가끔 찾는 경우가 있어서 일본어를 중국어로도 바꿔보고 영어로도 바꿔보고 구글검색도 하면서 가사 번역하는 중이다. 뭔가 리터러시 능력이 하이업될 것 같다. 호시노겐은 나에게 늘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내 머리가 못 따라가서 미안해. 

 어제 동생이 갑자기 "나야 호시노겐이야" 하길래, "호시노겐"했더니, "너무 당연한걸 물어봐서 미안"이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그게 누군데, 어쩌다 일본 연예인을 좋아해가지고, ㅉㅉ, 이러더니 호시노겐 이름도 외웠어..? 갑자기 기특한 동생. 늘 느끼는 거지만 뭐든, 꾸준히 하면 주변에서 인정받는 날이 온다. 그렇다고 덕질까지 인정받을 필요는 없지만, 덕질을 통해 파생되는 일본어 공부, 생활의 활력, 음악에 대한 이해, 삶의 확장등등이 인정받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꾸준히 하자 뭐든. 연애를 너무 꾸준히 해서 못하고 있냐? 연애도 꾸준히 하자.

 Friend ship 가사가 너무 어려워서 crazy crazy(나의 노동요, 뭔가 일을 빠르게 처리하거나 쳐질때 들으면 텐션 확 올라가서 좋아)부터 번역하고 싶었는데, victor enter 영상은 아직 한국에 해금이 안되었다. 왜!! 오피셜 채널도 열렸는데 왜 안해줍니까. 어서 빅터의 영상도 볼 수 있기를. 

 Friend ship은 호시노겐의 4번째 정규앨범 "YELLOW DANCE"의 마지막 곡이다. 앨범에서도 마지막 곡이지만, 발매이후에 호시노겐의 퍼스널러티 라디오 프로그램 호시노겐노오르나잇니뽄! 에서도 마지막 곡으로 늘 틀고 있다. 마지막 곡이라기 보다 bgm 수준이지만. 호시노겐은 아마도 이곡을 마지막의 느낌으로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 뭔가 정리되고 정리하고 마무리되는 느낌의 곡. 


YELLOW DANCER 정말 명반이니까, 명반중의 명반.



 호시노겐 팬이 아니더라도 J-pop이나 음악을 좋아한다면 꼭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주 다양한 장르를 일본식뽕짝과 잘 섞어놔서 세련되고 듣기편하고 즐거운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강추!! 

 이 노래는 영화 『森山中教習所』(2016년 개봉)에 주제곡으로 만들어졌다. 호시노겐은 영화 ost 소개에서 우정과 애정사이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전하며 본인말로는 이 곡이 애절한 댄스뮤직이라고 한다. (ㅋㅋㅋ 응?) 영화감독이 호시노겐에 대해서 "절묘한 팝과 안타까움이 있는 곡입니다, 호시노겐은 천재입니다"라고 코멘트함. 감독님, 사람잘보시네요. 주연 중 1명인 노무라슈헤이도 영화에 너무 딱 만는 곡이라며 칭찬, 제가 노무라슈헤이 좋아합니다만, 더 좋아졌습니다. (내용출처: https://rockinon.com/news/detail/134892)


영화 『森山中教習所』



 Friend ship의 가사가 얼마나 은유적이냐면, 실제로 일본포털에 곡명을 입력하면 나오는 관련검색어가 'Friend ship 의미, Friend ship 가사, Friend ship 가사의미' 등등이고, 일전에도 한번 코멘트 했지만, 일본에 있는 친구가 말하길 호시노겐의 가사는 일본사람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했었드랬다. 그래서 말이지, 이번 가사는 크게 부담갖지 않고 내 맘대로 번역해보려고 한다. 일단 영어, 중국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한국어로 옮겨보며 맥락을 좀 정리한 후에 말이다. 이 포스팅, 이틀 걸릴지도 몰라. 그 전에 노래부터 듣자. 


Friend Ship PV영상 다시보기



 본인음악 감상하는 호시노겐 ㅋㅋㅋ 궁극의 귀여움. 영상보니까 댄스곡 맞네요. 애절한 댄스곡 맞네요. 맞아요. 이 노래에 맞춰 제가 춤을 춰본적은 없지만, 맞는 것 같아요. 확실해요. 스피커 뒤에서 까딱까딱할 때 심장 멈출뻔 했잖아요 겐상. 조심 좀 해주세요. 살인범같은 사람이라고는. 원곡은 CD를 구입해서 들읍시다. 또는 겐상의 라디오를 통해 들어요. 매주 나오닝께. 

 가사번역은 너무 주관적인 나의 생각이기 때문에, 뭔가 설명을 좀 더 해야할 것 같은데 말이지. 일단 Friend ship을 'Friendship 우정'이라는 말로 표현을 안하고 띄어쓴 것 부터가 이 곡이 가지는 난해함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ship'이라는 말이 명사 뒤에 붙어서 그것들을 포괄하는 큰 감정선을 가지게 되는데, 원뜻을 보면 -모두가 알고 있는 배를 제외하고' 여정, 항해, 관계, ~의 상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영어강사생활을 했던게 도움이 될 때도 있구나..? 일본은 미국식 영어보다 영국식 영어를 많이 쓴다고 하니 아무래도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호시노겐이 말하고 싶었던 건 큰 틀에서의 친구관계, 친구관계의 흐름이나 여정이 아닐까, 라고 감히 유추해본다. 유치원은 대학생이 무슨 말 하는지 알수가 없으니까.. 유추해보는 걸로 마무리한다. 


Friend ship


いつかまた 会えるかな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雲の先を 気をもまにしながら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口の中 飲み込んだ 입안 가득한 말을 삼키고,

景色がひとつ 水の底に消えた 하나의 풍경과 장면이 물밑으로 사라지네


君の手を握るたびに 너의 손을 잡을 때에도

わからないまま 우린 모르는 채로

胸の窓開けるたびに 마음의 문이 열릴 때에도 

わからないまま 우린 모르는 채로

笑い合うさま 서로 미소 지어


いつの日か 還るまで 언젠가 돌아갈 그 날까지

別の海を 渡りながら 각자의 바다를 건너며

いつの日か 会えるような 언제가 만날 수 있는 

幻を見て 一歩踏みひすさま 그날(직역:환상)을 보며 한걸음씩 내딛어보자


君の手を握るたびに 너의 손을 잡을 때에도

わからないまま 우린 모르는 채로

胸の窓開けるたびに 마음의 문이 열릴 때에도 

わからないまま 우리는 모르는 채로

笑い合うさま 서로 미소 지어


何処までも 何処までも 어디까지나, 어디까지라도

つづく旅の隅で 계속되는 우리 여행의 곳곳에서

何時までも 何時までも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라도

君のことで笑う 너로 인해 웃을 수만 있다면


君の手を握るたびに 너의 손을 잡을 때에도

わからないまま 우린 모르는 채로

胸の窓開けるたびに 마음의 문이 열릴 때에도 

わからないまま 우린 모르는 채로 

わかりあった 이해할 수 있었잖아 


君の手がほどけるとき 니가 손을 놓을 때

叶わないまま 이루지 못한 채로

胸の窓光る先に 앞서 가슴속에 빛나는

手を振りながら 손을 흔들면서

離れゆく場所で 멀어지는 그곳에서

笑い合うさま 서로 미소 짓자


 번역하는데 왜 눈물이 나지.. 가사 너무 좋네. 이 좋은 가사를 모르고 들었다니. 역시 힘들어도 가사를 번역하다 보면 호시노겐의 진짜 생각을 알 수 있어 좋다. 머리를 쥐어 뜯으며, 울며불며, 힘들게 늘 작사한다고 했지만 -물론 하루만에 빨리 써지는 노래도 있겠지만- 그런 작업이 돌고돌아 내 마음에까지 따뜻함을 주니까, 조금 더 힘을내주세요. 호시노겐을 아재라고 많이들 부르지만, 나에게는 실제로 아재레벨이 아니기도 하고, 오히려 같은 세대라고 하는 것이 가까울지도. 오빠..(라고 하기엔 오빠같은 모습은 또 없어서)라고 하기도 그렇지만, 어쨌든 겐상! 조금 더 힘을내어 주세요!!! (감기는 다 나으셨나요, 올해부터는 독감예방주사 맞도록 합시다. 돈 벌어서 어디다 씁니까.)

 이러고 보니 왠지.. 사케록 해체하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함께 많은 것을 했던 친구들이 각자 원하는 세상으로 확장되어 갈 때 어울리는 노래같다. 졸업식에서 부르면 펑펑 울것 같아. 김동률의 졸업처럼, 그런 노래로 느껴진다. 뭉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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